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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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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수학센터 학생기자 이용진입니다. 오늘은 산업수학센터 소속 임선희 교수님(수리과학부)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선희 교수님은 2006년 예일대학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으신 후 노트르담대학교, 코넬대학교, UC Berkeley에서 포닥 과정을 거쳐 2009년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에 부임하셨는데요. 임선희 교수님께서는 위상수학을 전공하시고 해당 분야와 관련된 산업수학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활발한 연구를 이어나가고 계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지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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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께서 산업수학과 관련해 수행하고 계신 연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주로 의료 데이터를 네트워크 및 그래프 이론을 이용해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의료 데이터를 이용해서 얻는 네트워크는 예를 들면 뇌의 한 부분이 노드 하나가 되는 뇌 네트워크, 환자 한 명이 노드 하나가 되는 환자 네트워크 등이 있습니다. 노드와 노드 사이의 선분에 길이를 주는데, 이는 보통 상관관계에 반비례해서 주게 됩니다. 이렇게 얻어진 거리 그래프(metric graph)를 위상적 데이터 분석(topological data analysis), 동역학(dynamics), 전통적인 그래프 이론(graph theory)과 네트워크 이론(network theory)등을 이용하여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제 박사학위의 주제 중 하나였던 동역학 분야의 부피 엔트로피 개념을 거리 그래프에 적용하면 엔트로피와 그에 관련된 가중치를 통해 네트워크 자체의 정보 흐름의 복잡도(엔트로피)를 구하는 동시에 중요한 노드들을 선별할 수 있는데요. 이는 특정 환자군에서 중요한 뇌의 부분들, 혹은 대조군과의 차이, 환자군의 세부 그룹들 등등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Q. 점점 산업 문제에 수학을 결합하는 산업수학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산업 및 다른 학문 분야에서 수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A. 수학은 전통적으로 산업 및 많은 학문 분야에서 분석 도구를 주는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빅데이터가 끊임없이 생산되면서 수학의 더 많은 분야들이 새로운 분석 도구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위상수학적 데이터 분석 등 20세기에는 잘 쓰이지 않던 수학 분야의 개념들이 새로운 직관을 주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커질 수록 데이터가 이루고 있는 포인트 클라우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관점이 다양해질 수 있고, 다양체 혹은 거리 공간에서의 해석학, 통계학, 확률론, 동역학 등의 많은 수학 이론들이 앞으로 점점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자연 현상에 국한되지 않고 추상적으로, 가능한 한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이론을 전개하는 만큼 다른 자연과학의 분야들과 비교해 매우 자유로운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양한 현상을 이해하는데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수학 연구자들이 순수수학을 넘어 산업수학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우선 바로 전 질문과 연관되는 내용인데,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수학을 사용하여 분석을 하는 일을 한다면, 수학자는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수학적인 도구를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죠. 산업수학을 전공하지 않았던 순수수학 연구자가 오히려 이러한 새로운 도구를 제시하는 면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점에서 산업수학에도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수학 학문 자체를 중심으로 놓고 본다면, 산업수학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인간 생활과 맞닿은 수학 문제들을 접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한없이 추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수학이 좀 더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본다면 순수수학 이론이 아주 긴 호흡으로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반면, 산업수학은 좀 더 중단기적으로 인류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크겠지요. 사회적으로 공헌하는 바가 좀 더 눈에 띈다면 이 사회 혹은 국가가 순수수학 이론 연구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더 쉬울 것이고요.

 

Q.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산업수학과 관련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학부생이라면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수학 분야에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찾기를 바랍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특정 분야에 더 흥미를 느끼고 나는 이 분야를 전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학부 수업을 들을 때 매우 단절되어 보이는 수학의 많은 분야들이 실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앞으로 점점 더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학부 수업에서 배우는 다양한 과목들을 어떻게 실생활의 문제에 적용할 것인가를 산업수학에서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수수학 분야의 대학원생이라면 자신의 전공이 다른 분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좀 더 큰 그림을 보기를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학위 문제를 정하고 나면 시야가 좁아지고 관심도 따라서 점점 좁아지는 경험을 하게 될 텐데요. 대학원 시절은 시간과 관심을 다른 수학 분야들에 낭비해도 될 정도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마지막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대학원생 때 넓혀놓은 시야는 학위 후 학자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 수학에 대한 관심도 시야를 넓혀주는 분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산업수학 혹은 응용수학 분야의 대학원생이라면 반대로 순수수학 이론의 실력을 탄탄히 다지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를 바랍니다. 학위 문제를 정하고 나면 그 분야에서 이미 정립된 이론에 갇혀서 연구를 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는 내 분야가 아닌 옆 분야의 내용을 공부하고 생각하다가 얻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옆 분야를 배우기에 대학원만큼 좋은 곳도 없지요. 대학원 동료 학생들, 그리고 여러 분야의 교수님들과의 수학적인 교류를 적극적으로 해 주시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위상수학 분야의 주요 문제들을 활발히 연구하고 계신 임선희 교수님을 만나봤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신 임선희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학생기자 이용진(수리과학부 16)